추억을 알알이 새겨넣은 집
경남아파트 리모델링
글. 월간 이하우징 이나영기자
공간에 사람을 담고 마음을 담는 일. 그렇게 클라이언트와의 교감을 공간에 담는 주거공간 디자인은 무엇보다 세심한 손길과 배려가 요구되는 작업이다. 일상의 모든 짐을 내려놓고 마냥 편안한 내 공간이 되어야 하기에 먼저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굵직굵직한 대형 종합병원 인테리어와 공사를 도맡아 하며 그간 수많은 클라이언트와의 인연을 새겨온 노태린 앤 어소시에이츠에서 일상의 모든 것을 담고 삶이 녹아있는 집이라는 공간 역시 클라이언트의 교감을 담고 디자인하며 차곡차곡 인연과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이번 경남아파트 리모델링 프로젝트도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으로 완성된 결과물이다. 온전히 클라이언트의 감성을 캐치해 교감으로 완성된 공간이다. 오래된 아파트 외관과는 달리 공간은 전혀 새로운 감성으로 태어났고 화려하고 인위적인 꾸밈 없이도 정갈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클라이언트는 공간을 화려하고 새롭게 변화시키기보다. 기존에 갖고 있던 가구와 소품을 활용해 심플하고 실용적인 공간이 되길 기대했다. 그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는 비주얼적으로 공간을 변신시키는 것보다. 기존에 쓰던 오래된 가구와 오브제들이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한 인테리어가 목적이었다. 가구와 미술 작품, 오브제, 액자 하나에서도 고급스럽고 세련된 클라이언트의 안목이 묻어났고, 그것을 활용하고 배치하여 코디네이션한 노태린 앤 어소시에이츠의 세심한 손길 아래 공간은 더욱 풍성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공간 전체가 은은한 그린톤에 간결하게 디자인되어 심플함이 더해졌고, 화려함 대신 차분한 세련미를 담아 소소한 따스함이 전해지는 공간으로 완성됐다.
무엇보다 실용적인 공간 활용을 위해 공간 곳곳에 수납공간을 극대화한 점도 눈에 띈다. 남은 공간은 가벽을 세워 워크인 클로짓으로 활용했고, 주방 공간 옆에도 작은 유틸리티 공간을 만들어 베란다만으로는 부족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방 역시 벽면에 넉넉한 붙박이장을 시공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현관 전면과 주방 입구, 그리고 거실 베란다의 확장 면 3곳은 그레이와 민트 컬러로 제작한 선반장을 배치해 통일감을 주었다. 그 위에는 앤티크하고 빈티지한 사진액자를 놓아 송골송골 알알이 예쁘게 맺혀 있는 가족의 추억들을 새겨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