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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서운 병원은 싫다3 - UX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환자중심병원

     

    디자인에 중요한 기반이 되는 요즘이다. 말 그대로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Design, UX design)이라는 측면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견과 경험을 충분히 반영하여 디자인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잘 꾸며진 병원의 공간은 아름답다는 것에 기반을 두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머무는 환자들에게 진료를 위한 심적 완화가 잘 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어린이 치과 인테리어  matsumoto kids dental clinic

     

    좀 더 구체적으로 위키 백과에서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사용자가 제품, 서비스 혹은 시스템을 사용하거나 체험하는 데 있어 지각하는 것이 가능한 조직적 상호교감적인 모델을 창조하고 개발하는 디자인의 한 분야이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사용자 중심 디자인의 원리에 기반하고 있어 인간공학, 인간과 컴퓨터 상호작용, 정보 아키텍처, 휴먼 팩터스,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사용성 공학(Usability Engineering) 분야와 많은 공통된 요소를 가지고 있다. 또한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다학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심리학, 인류학, 컴퓨터 공학, 마케팅, 그래픽 디자인 및 산업디자인 분야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설계한 구미 순천향 병원의 공사전 응급실의 모습

     

    이렇게 광범위한 사용자 중심의 UX 디자인은 병원과 같은 특수한 공간에서의 경우일 때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기도 한다. 나는 그동안 병원 공사를 진행해 온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병원 내에서의 공간들을 만들어 보았다. 맨 처음 공간을 설계할 때에는 다른 설계와 비슷하게 발주처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체크하고 다른 병원들의 비슷한 사례들을 가지고 진행을 했었다. 하지만 차츰차츰 병원이란 특수성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나서는 그곳에서 일하는 근무자가 요구하는 사항들.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로 인해 몇 해 전 어느 병원의 소아 응급실의 설계를 진행할 때에는 직원들이 응급환자처럼 동선을 걸어보면서 엠블란스에서부터 베드를 배정받을 때까지의 상황을 통해 느끼는 장단점을 체크하는 경험을 가졌다. 그러한 일들은 우리가 응급실을 디자인할 때에 환자의 빠른 동선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효율적일까에 대한 생각을 가지기도 했는데, 병원의 의료체계를 잘 알 수 없는 일반 환자들이 느끼는 병원이란 공간과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의료진과 근무자들이 환자를 빠르게 돌볼 수 있는 시스템과 조금 다르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환자는 무조건 빠르게 베드에 배정을 받고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자리확보가 주목적이지만, 병원에서는 정보 없는 환자들을 어떻게든 분류해야 하고 간단한 검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의외로 배정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들이 그동안 응급실의 공간배치에서 이런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설계 배치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월간 디자인 - 디즈니 아동병원 소아 · 청소년과병동

     

    위의 사진은 미국의 플로리다 디즈니 아동병원의 소아·청소년과병동의 모습이다. 그 병원의 팀버릴(Tim Burrill) 서비스 지원 및 건설팀 부사장의 인터뷰 내용에서 (월간 디자인 2012. 9월) 그는 " 사용자를 배려한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하면서 모든 직원과 어린이, 그 가족을 처음 만났을 때 웃으면서 본인 소개를 하고 인사하기를 실천하면서 디즈니 병원에 환자가 머무는 동안 그들이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을 찾아 줄 수 있게 하기 위해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륙 교육(on boarding)을 실시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전 미국을 통틀어 어린이 병원 중 최고의 수준이다.

     

    제너럴 닥터 홈페이지

     

    병원인가 카페인가로 이슈가 되었던 제너럴 닥터의 홈페이지를 열면 화면 가득 사진과 같은 처방전이 뜬다. 늘 차갑게 느껴지는 병원 분위기와 어디가 아픈지 말 붙이기에도 미안하던 의사의 모습, 그리고 왠지 모르게 갑갑한 병원 특유의 냄새, 기억 속의 병원은 조금 아파도 웬만하면 경험하고 싶지 않은 공간이다. 그런데 친구 같은 의사가 여유롭게 반겨주고 따뜻한 느낌과 기분 좋은 커피 향 가득한 병원이 있다면 어떨까? 조금 낯선 이야기처럼 느껴지겠지만 국내에도 새로운 의료 경험을 제공하는 병원과 의사가 있다. 바로 제너럴 닥터 김승범, 정헤진 선생님이다. (UX 디자인 /에이콘 2011, 본문 51p)

     

    병원에서 아이들은 어른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임을 관찰할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겁에 질려 울음을 터트리곤 한다. 보호자가 옆에서 아이들을 달래면서 병원 진료를 마치고 나서 무언가를 해주겠다고 약속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 이런 일들은 병원이 보유한 진료기기의 낙후나 의사의 능력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훨씬 근본적으로 병원이라는 공간을 찾는 사람들의 목적과 그에 맞는 올바른 의료 프로세스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 UX 디자인 /에이콘 2011, 본문 54p)

     

    명지병원 소아 응급센터

     

    일산 명지병원의 소아 응급센터의 입구이다. 이곳은 성인 응급센터의 입구와 다른 곳으로 진입하게 되어 있고 입구만 보더라도 아이들이 우주선을 타고 들어가는 모습처럼 상상의 공간으로 펼쳐지는 곳으로 만들어져 있다. 어느 구석을 보더라도 병원답지는 않다. 처음 이곳은 출구가 밋밋하게 되어 있었지만, 겨울을 나면서 직접 통하는 추위를 막기 위해 고심을 하다가 덧문을 만들면서 이처럼 기발하게 우주선의 모양으로 만들어 놓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어떤 상상을 하고 이곳을 들어갈까?

     

     

    비단 병원의 공간에서뿐 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그 안의 모든 설계가 이처럼 사람들이 어느 곳을 방문하느냐에 따라 심리가 달라지는 것을 파악해야 하고, 그 안에서의 모든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을 기반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 당연지사가 된 이상, 디자이너 또는 설계자들은 공간을 구성하는 원칙안에 인간의 심리와 사용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려고 노력하는 몫이 커지고 있음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오늘도 우리의 설계실에서는 몇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분만대기장에서 진통하는 환자에게 조금이나마 고통을 덜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는 배려가 무엇일까? 늘 환자들을 돌보느라 바쁜 의사들이 모여있는 의국에 어떤 환경이 그들에게 안락한 휴식이 될 수 있을까? 응급실에서 환자를 한눈에 바라보게 할 수 있는 스테이션 디자인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물론 자료가 있나 검색을 해본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직접 그들이 느끼는 가장 절실함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 관찰하고 스스로 느껴본다. 진정한 사용자 경험을 위한 디자인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공간들. 바로 이런 노력으로 인간중심, 환자중심의 병원, 문턱 없는 따스함이 감도는 병원이란 모토가 사회에 점점 뿌리내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출처

    - http://www.generaldoctor.co.kr/